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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뷔] 옆집 02

A티아레 2016. 12. 8. 21:25

<유입키워드> #국뷔 #국뷔 수위 #슙민 수위 #슈짐 수위 #역키잡 #슙민 #슈짐 #후회공 #국뷔팬픽 #국뷔슙민 #국뷔장편 #슙민장편 #오피스물 #옆집



Reading with this---------------------------

♬남아있어(feat. Crush) - 로꼬


1년 한 달 하루 일분일초에
모든 건 변해 
오늘도 어제가 될 거야
근데 난 지금 부르는 이 노래가
너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길 원해


난 그때를 다시 떠올릴 수 있어
잊혀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거랬어
언제든 돌아봐도 돼 
난 여기 남아있어
돌아봐도 돼 난 항상 남아있어

-------------------------------------------



얼마 잔 것 같지도 않았다. 태형은 아래에 끈적한 느낌이 밀려오자 한숨을 내뱉으며 마른세수를 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정국이 제 안에 사정한 흰 액체가 태형의 안에서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대로 있으면 정액이 굳어 배앓이가 심해질 것만 같아 빠르게 몸을 일으킨 태형이 흰 와이셔츠 하나만 대충 걸친 채 거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국은 분명 돌아갔을 거라고 단정지었던 자신이 바보였다. 대체 무슨 낯짝으로 제 집에서 여유롭게 소파에 누워 있는 건지 알 턱이 없었다. 태형은 당장이라도 욕을 해대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른채 살금살금 거실 화장실로 향했다. 

그 때 감겨있는 줄만 알았던 정국의 눈이 한 쪽만 떠져선 태형의 눈과 마주쳤다. 분명 아까부터 깨어 있었던게 틀림없었다. 태형은 흐르는 정액 때문에 와이셔츠 끝자락이 젖어 태형의 둔부에 달라붙은 것을 눈치 못챈 채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허리가 부서질 것 같아 한 쪽 손을 옆구리에 받친채 걸었다. 정국이 몸을 일으켰다.


"이리와요. 빼줄게."


태형은 점점 자신에게 다가오는 정국을 보며 슬슬 뒷걸음질 쳤다. 당장이라도 저 얄미운 낯짝을 한 대 후려치고 싶었다. 열다섯의 순수한 정국 따위는 이미 태형의 머릿 속에서 말끔히 지워진 지 오래였다. 저 물기어린 토끼눈에 어떤 불순한 것들이 담겨있는지 이미 다 아는데. 태형은 제게 손을 뻗는 정국을 매섭게 뿌리쳤다.


"필요없어."
"미안해요."


태형이 무언가 말하려던 차에 정국은 태형에게 먼저 사과했다. 태형은 기가 차서 바람 빠지는 웃음을 흘렸다. 순간 태형이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몸을 비틀거렸다. 진작 뺐어야 되는데. 저 새끼 때문에.


"이것 봐요."


태형이 휘청이자 정국이 단단한 손길로 태형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더는 밀어낼 힘도 없는 태형은 정국이 이끄는 곳으로 끌려갈 뿐이었다. 화장실 안으로 이끈 정국이 태형의 다리를 조금 벌리게 하자 붉게 물든 태형의 뒤에서 끈적한 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리의 고통에 신음을 참으려 애쓰는 태형을 애써 모른척 하며 정국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태형의 애널을 살짝 벌렸다. 아까 거칠게 헤집던 손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일부는 이미 안에서 굳은 듯 적은 양의 정액이 태형의 다리 안 쪽으로 후드득 떨어졌다. 정국이 휴지에 물을 살짝 묻혀 그 것들을 닦고는 몸을 일으켰다. 태형은 여전히 감정없는 얼굴로 다른 곳을 응시할 뿐이었다. 정국은 속으로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제 욕구만 채우고 정작 사랑하는 이의 처음을 잔인하게 짓밞아버렸다. 정국은 얼룩이 진 태형의 와이셔츠를 천천히 벗겨주곤 새로 갈아입으라며 낮게 말하고는 화장실을 먼저 나왔다.


김태형. 어렵다.




***




"... 하, 씨발."


말그대로 허리가 꺾인듯한 아픔이 계속되었다. 내일이면 다시 출근해야하는데 제멋대로 찾아온 개새끼 한마리 때문에 모든 것이 고통이었다. 정국은 미안한 마음은 있는지 어둑한 밤이 될 때까지 태형이 보일 때마다 사과했다. 진심인 것 같았다. 하지만 진심이라고 해도 받아줄 수 없었다. 받아주면 뭐 어쩌려고. 어차피 정국은 같이 살지 못할 것이다. 사실은 다시 정국이 떠나는 게 두렵다. 똑같은 걸 반복할 만큼 호구는 아니었기에 태형은 차라리 정국에게 미운 짓만 하고 정이 다 떨어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태형에게 정국은,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감정 소모가 필요했던 걸지도 모른다. 정국을 좋아했었다고 믿었던, 지금도 믿고 있는 태형은 다짜고짜 찾아와서 입술을 부비고 억지로 몸을 섞는 정국에게서 예전의 정국을 볼 수 없었다. 이제는, 좋아하지 못한다. 좋아하고 싶지 않다.


"형."
"나가."
"...나 형 진짜 좋아해요."
"말은 바로하자. 형이 아니라 형 몸이겠지."
"진짜...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그랬어요."
"난 너 안 좋아해."

태형은 귀찮다는 듯 대꾸하곤 고통이 사그라든 허리에 작게 숨을 내쉬며 정국을 등졌다. 정국은 포기할 줄 몰랐다. 태형에게 몇 번이고 좋아한다며 말했다. 태형은 쉽게 정을 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정국은 뭐든지 제멋대로였다. 그 때 무어라 말하던 정국이 전화벨이 울리는 태형의 휴대폰에 말을 멈췄다. 발신자 표시가 뜨는 화면엔 큰 글씨로 '민융기' 가 뜨고 있었다. 순간 태형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이라도 저 개새끼 제 발로 여기 나가게 하는 방법.


"여보세요. 형?"
[야. 너 레포트 아직 안냈다며. 그리고 왜 안하던 형 소리를...]
"으응, 나도 보고싶어."


태형이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평소에는 절대, 절대 찾아볼 수 없던 극강의 애교를 떨었다. 누가 봐도 연인 간의 통화였다. 물론 윤기의 반응을 듣기만 했더라면 달라지겠지만. 태형이 곁눈질로 정국의 얼굴을 빠르게 살피곤 우응, 하고 예쁘게 웃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속겠지?


[미친 새끼. 술 먹었냐? 지랄말고 대답해.]
"지금? 자고 갈래? 아, 안돼...? 진짜 보고싶은데."
[뒤지고 싶지. 야, 박지민 온다. 너 이 지랄 떠는거 보면 나 혼나겠다. 끊어 병신아.]
"응, 나도 사랑해! 쪽!"

뚝.


정국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윤기형 이라는 사람은 분명 태형의 남자친구일 것이다. 정국은 왜 이렇게 자신을 내치는지 알 것 같았다. 예쁘게 웃던 태형이 어른거렸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왠지 모르게 화가 나려고 한다. 태형은 핸드폰만 내려다볼 뿐 정국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정국은 밥 안먹었죠, 라고 묻고는 방을 나갔다. 태형은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정국이 나가자마자 머리를 쥐어뜯었다. 끈질긴 자식. 이걸로도 부족했나. 꼬르륵, 태형의 배가 요동쳤다.


아. 배고파.




***








정국이 만든 오므라이스는 맛있었다. 문득 냉동식품만 먹고 사냐며 타박하던 어린 시절의 정국이 겹쳐보였다. 태형은 멍하니 정국의 새까만 머리칼을 응시하다 이내 눈이 마주치자 바로 시선을 떨어트렸다. 여전히 냉장고 비어있던데요, 라며 말하는 정국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아까를 보고도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아 태형은 속으로 좌절해야만 했다. 태형은 고개만 끄덕거렸다.



"아까 그사람."
"...응?"
"애인이에요?"



어쩐지 정국의 목소리가 더 낮게 울려퍼지는 것 같았다. 태형은 일이 커지는 건 싫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정국을 내보내고 싶은 마음에 얼른 입을 열었다.


"응, 애인."

실망해라. 제발, 전정국.


"잘해주나 보네. 애인 있는지 몰랐어요. 미안해요."
"미안하면 이제 갈 때도 됐잖아."
"...형."
"너 여기 계속 있으면 윤기 형도 불편할 거 같고..."


미친. 내가 지금 뭐하는 지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라도 전정국을 보내고 싶었다. 자꾸 민윤기를 저 혼자 애인이라고 치부하는 것도 신경쓰였지만 무엇보다 맨날 지지고 볶고 싸우는 민윤기를 이렇게 다정하게 부르는 게 너무나도 싫었다.


"뭐든 다 할테니까 집 구할 때 까지만요."
"...밥도?"


끄덕, 비장한 표정의 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솔깃한 태형이 우물거리며 고민에 빠졌다. 요리는 참 잘하는 자식인데. 태형이 수동적인 인간이라는 걸 잘 안다는 마냥 이런 제안을 해오는 정국이 살짝 얄미웠지만, 애인이 있다는 걸 안 이상 저번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정국은 다 먹은 건지 빈 접시를 들고 싱크대로 향했다. 태형은 그런 정국의 뒷모습을 올려다보다 이내 대꾸했다.


"그 때 까지만이야. 허튼 생각하면 가만 안둬."


정국은 예상치 못했는지 토끼를 닮은 눈을 더욱 동그랗게 뜨곤 태형을 내려다봤다. 태형은 곧 고개를 홱 돌리곤 먹는 데에 집중했다. 어쩐지 한 집에 다시 같이 살게 된 느낌이 꺼림칙했다. 그 때의 정국은 없었지만, 껍데기일 뿐이라도 정국은 이 곳에 있었다. 태형은 그런 정국이 싫었다. 

더 이상은 내게 그 때의 네가 떠오르게 하지마.




***




"박지민 씨, 어제 클럽갔습니까?"
"... 아니, 요."
"... 거짓말 하지 말랬지."


또 시작이다. 사내 연애 금지라며? 태형이 속으로 투덜거렸다. 홍보2팀에 함께 발령받은 세 사람은 오랜시간 함께 있어 볼거 못 볼거 다 본 사이였다. 물론 팀장 민윤기와 대리 박지민이 사귄다는 건 태형 뿐이다. 저렇게 티가 나는데 왜 다들 모르지? 속으로 생각하던 태형은 몰래 친구와 클럽에 간 게 들킨건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지민을 보다 다시 노트북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고보니 민윤기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저렇게 박지민이랑 알콩달콩 연애를 하는데 제 연인이라고 거짓말을 하다니. 제발 이 얘기가 민윤기의 귀에 안들어가길 바라며 태형은 애꿎은 입술만 뜯었다.



"오늘은 집에 갈 생각 추호도 하지 마세요."
"...팀장님..."
"시끄러워."



결국 지민이 히잉, 이상한 소리만 내고 제 자리로 쏙 들어가 앉았다. 태형은 그 상황이 웃길 뿐이었다. 뭐, 조금 부럽기도 하고. 그 순간 거짓말처럼 정국에게서 카톡이 왔다. 태형은 미간을 찌푸리며 채팅을 확인했다. 괜히 번호 알려줬나.


[형 회사 어디에요?]


태형은 답장을 하지도 말까, 생각하다가 이내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곤 채팅창을 얼른 꺼버렸다. 


[알아서 뭐하게]


답장을 보낸지 10초도 채 되지 않아서 또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얘는 대학 다닌다면서 폰만 만지고 다니나? 또 다시 표정을 구긴 태형은 인내하며 다시 창을 열었다. 별 거 아니면 당장 찾아가서 정국의 머리통을 한 번 때려주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퇴근할 때 같이 가요.]
[아 혹시 애인이랑 같이 와요?]


민윤기와 전정국이 만나면 큰 일이다. 진짜 큰 일이야. 태형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떨리는 손으로 답장 버튼을 눌렀다.


[아니]
[그럼 같이 가는거죠?]


아, 귀찮게! 노트북을 조금은 힘을 실어서 닫아버린 태형 덕에 주변 사람들이 다 저를 쳐다보자 태형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바보같이 웃어보였다. 아, 진짜, 전정국. 책상에 엎어진 태형이 무의미하게 멍만 때리자 저 멀리서 걸어온 윤기가 태형의 뒷통수를 책으로 후려쳤다. 악! 술 쳐먹고 전화한 죄. 이번엔 정수리를 책으로 내려친 윤기가 태형의 옆자리에 우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지민의 붉은 기가 도는 갈색 머리칼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대꾸했다. 일 안하고 연애질한 죄. 순간 우울해있던 지민과 엎어져 있던 태형 모두 눈이 번쩍 뜨여선 윤기를 돌아봤다.


"연애?"
"연애?"


아니거든! 태형의 소리침에 지민이 갸웃했다. 윤기는 다 안다는 듯 태형의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태형은 고개만 세차게 저으며 아니라고 부정했다. 근데 진짜 아니란 말이야. 전정국이 애인은 무슨! 우리 집에 눌러붙은 개새끼라고! 턱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꾹 꾹 눌러 참으며 여전히 순수한 눈망울로 저를 올려다보는 지민을 향해 정말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여간 전정국!




---------------
여기부터는 슙민 이야기.







윤기는 회사 사람들이 몇 몇 빼고 다 퇴근한 것을 확인하고 여전히 푹 가라앉은 지민의 작은 머리통을 보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아직 화가 가라앉은 건 아니었다. 말없이 클럽에 가서는 새벽 2시 반이 되도록 연락을 안 받는 지민이 거기서 무엇을 했는 지는 상관없다. 클럽에 갔다는 것.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 두 가지는 지민의 잘못이 맞다. 윤기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선 주변을 둘러보며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지민의 뒤로 슬그머니 걸어왔다.


"박지민."


지민은 윤기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책상 칸막이를 짚은 윤기가 허리를 숙여 지민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쳤다. 

회사 내에선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던 윤기였다. 지민은 당황도 잠시 누가 보기라도 할까 힘을 쥐어 짜내어 윤기의 가슴팍을 밀었다. 끄떡도 없는 윤기가 지민을 더 몰아붙이며 혀를 밀어넣었다. 지민은 숨막히고 거친 키스를 감당해내기 어려웠다. 그런 지민을 잘 아는 윤기였지만 멈추지 않았다. 윤기의 혀가 지민의 입속을 아프게 헤집었다. 

지민이 도망가려고 할 때마다 지민의 통통한 입술을 깨물어버렸다. 지민은 키스가 이렇게 고통스러운건지 몰랐다. 항상 윤기는 조금 거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렇게 잡아먹으려고 달려드는 듯한 키스는 처음이었다. 숨을 참기도 힘들었고 쉬기도 힘들었다. 지민은 고통에 찬 신음을 잇새로 흘렸다. 

끈적거리는 소리가 신경쓰였다. 이 모든 행위를 멈추고 나가고 싶었다. 윤기가 미워진다. 결국 지민의 눈가가 빨개지자 한참을 탐닉하던 윤기가 미련없이 입술을 떼곤 몸을 일으켰다.


"하아, 하. 흐윽."
"... 박지민."


지민의 입술이 침에 번들거렸다. 눈에는 쉴새 없이 맑은 눈물이 흘러져내렸다. 윤기가 지민의 턱을 잡아올려 반강제로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아프게 울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지민은 더럽게 예뻤다. 윤기는 비릿하게 웃었다.


"잘못했어, 안했어."
"...몰라... 흑."
"화나게 하지마, 박지민."
"이런거.. 흐으. 이런거 하지마!"
"박지민."
"민윤기 싫어. 진짜 싫어..."


결국 지민은 뛰쳐나갔다. 어디로 갔을지는 뻔했다. 지민이 싫어하는 게 뭔지 잘 아는 윤기였고, 지민 역시 윤기가 싫어하는 게 뭔지 잘 알았다. 윤기는 씨발, 낮게 욕을 중얼대고는 지민의 의자에 걸쳐져 있던 검은색 가디건을 들고 지민의 뒤를 쫓았다.








역시나, 지민은 비상구 계단에 앉아 소리죽여 흐느끼고 있었다. 항상 여기였다. 윤기는 그런 지민을 뚫어져라 내려다보더니 이내 자세를 낮춰 지민과 눈을 마주했다. 퉁퉁 부은 눈가와 붉게 물든 코 끝이 윤기의 눈에 담겼다. 윤기는 가만히 지민의 부드러운 볼을 쓰다듬었다. 눈물이 흐른 볼은 젖어있었다. 


"지민아."


여전히 낮은 목소리임에도 불구하고 다정한 느낌에 지민은 가까이 다가오는 윤기의 체향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볼에 닿은 윤기의 손이 따뜻했다. 고양이처럼 윤기의 손에 자신도 모르게 볼을 부빈 지민에 윤기는 픽 웃었다. 지민은 느릿하게 눈을 떴다. 예쁘게 쳐진 눈매와 흐릿한 눈동자가 윤기를 미치게 만들었다. 지민은 아까 윤기가 물어뜯은 붉은 입술을 열었다.


"...잘못... 했어요."
"..."


윤기는 몸을 살짝 기울여 지민의 목 부근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가디건을 지민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가자. 지민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윤기의 하얀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집 가서 벌 받자. 이어진 윤기의 말에 지민은 고개를 떨구었다. 윤기의 말을 이해해버린 지민의 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윤기는 그런 지민을 내려다보며 웃음을 꾹 눌러참았다. 


상냥할거라는 보장은 못 해.




***

가볍게 쓰려던 국뷔 단편이 이렇게 길어져 버렸네요. 
장편으로 이어질 것 같아요!
서브 커플링으로 슙민을 넣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구상했던 분위기가 잘 나와서 다행이에요. 
가끔 댓글 남겨주시면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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